
게임 장르 약어를 정리하고, 그래픽 옵션도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앞선 질문을 주변에서 더 자주 받습니다. 게임 하려면 뭘 사야 되냐는 질문입니다.
답이 어려운 이유는 정답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동안은 제일 비싼 걸 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가장 많이 켜게 되는 기기는 대개 제일 싼 쪽이더군요.
기기를 고르기 전에 정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부터 정리했습니다.
기기보다 먼저 정할 세 가지
- 하고 싶은 게임이 어디서 나오는가 — 특정 회사에서만 나오는 게임이 있습니다. 그 게임 하나 때문에 기기를 사는 것도 충분히 합리적인 이유입니다.
- 같이 할 사람이 어디에 있는가 — 친구들과 함께 할 거라면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혼자 다른 플랫폼에 있으면 좋은 기기도 안 켜게 됩니다.
- 어디서 게임을 하는가 — 거실 TV 앞인지, 책상인지, 침대인지, 이동 중인지. 이게 형태를 결정합니다.
이 세 가지에 답하고 나면 선택지가 대개 하나나 둘로 줄어듭니다.
선택지별 특징
거치형 콘솔
TV에 연결해 쓰는 게임기입니다. 전원을 켜면 바로 게임이 돌아가고 설정을 고민할 필요가 거의 없습니다. 독점작이 있고, 패드를 여러 개 연결해 한 화면에서 같이 하기 좋습니다.
단점은 온라인 플레이에 월 구독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게임 값 할인 폭이 PC만큼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휴대형 콘솔
손에 들고 하는 게임기입니다. 눕거나 이동 중에 할 수 있어 실제 플레이 시간이 가장 길어지는 형태이기도 합니다. 성능은 거치형보다 낮지만, 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점이 생각보다 큰 장점입니다.
게이밍 PC
가장 유연합니다. 게임 외에 작업, 공부, 영상 편집, 방송까지 한 기기로 됩니다. 세일이 잦고 무료 배포도 있어 장기적으로는 게임 값이 가장 적게 듭니다. 모드처럼 게임을 바꿔 즐기는 방식도 여기서만 가능합니다.
단점은 초기 비용과 관리입니다. 드라이버, 설정, 발열, 소음까지 신경 써야 하고 고장이 나면 원인을 직접 찾아야 합니다.
클라우드 게임과 모바일
이미 가진 휴대폰이나 노트북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초기 비용이 가장 낮은 대신 인터넷 상태에 따라 화질과 반응 속도가 흔들립니다.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취향을 탐색하는 용도로는 아주 좋습니다.
총비용으로 비교하기
본체 값만 보면 판단이 틀립니다. 첫해에 들어가는 돈을 전부 세어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 항목 | 콘솔 | 게이밍 PC |
| 본체 | 상대적으로 저렴 | 상대적으로 비쌈 |
| 화면 | 집에 있는 TV 활용 가능 | 모니터 별도 필요 |
| 추가 주변기기 | 패드 추가, 충전 거치대 |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
| 온라인 플레이 | 월 구독이 필요한 경우가 많음 | 대체로 무료 |
| 게임 값 | 할인 폭이 작은 편 | 세일과 무료 배포가 잦음 |
| 저장 공간 | 확장 규격이 제한적 | 자유롭게 증설 가능 |
| 수명 | 세대 교체까지 그대로 사용 | 부품 단위로 교체 가능 |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게임을 조금 사서 오래 하는 사람은 콘솔이, 게임을 많이 사서 두루 해보는 사람은 PC가 유리합니다.
상황별 추천
- 친구들과 같이 할 게임이 정해져 있다 — 친구들이 있는 플랫폼으로 갑니다. 다른 조건은 그다음입니다.
- 거실 TV가 있고 혼자 또는 가족과 한다 — 거치형 콘솔이 가장 무난합니다. 설정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 이동 중이나 누워서 하는 시간이 많다 — 휴대형이 실제 플레이 시간을 가장 늘려줍니다.
- 게임 말고도 컴퓨터가 필요하다 — 게이밍 PC 하나로 정리하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 예산이 빠듯하고 취향도 아직 모르겠다 — 지금 있는 기기로 클라우드나 모바일부터 시작해 보세요. 몇 달 해보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됩니다.
- 가족이 함께 모여서 하고 싶다 — 패드를 여러 개 연결할 수 있는 콘솔 쪽이 압도적으로 편합니다.
사기 전에 확인할 것
- 하고 싶은 게임의 지원 플랫폼 — 목록을 세 개만 적어보고, 그 셋이 다 돌아가는 기기를 고릅니다.
- 한국어 지원 여부 — 자막과 음성 지원은 게임마다 다릅니다. 상세 페이지의 언어 항목을 확인하세요.
- TV나 모니터의 입력 단자와 주사율 — 기기 성능이 좋아도 화면이 못 받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 저장 공간 — 요즘 게임은 하나에 수십 기가바이트입니다. 기본 용량으로는 몇 개 못 넣습니다.
- 구독 서비스 구성 — 월 구독으로 여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가 각 플랫폼에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걸로 시작해 취향을 보는 것도 좋습니다.
- 중고로 산다면 — 정품 인증과 계정 잠금 여부, 수리 이력, 컨트롤러 쏠림을 확인하세요. 직접 켜보고 사는 것이 안전합니다.
- 이용 등급 — 아이가 쓸 기기라면 연령 등급과 자녀 보호 기능을 먼저 확인하세요. 대부분의 기기에 플레이 시간 제한과 결제 제한 기능이 있습니다.
지금 고를 수 있는 기기들
기준을 실제 기기에 대입해보면 이렇습니다.
| 기기 | 특징 | 이런 사람에게 |
| 닌텐도 스위치 2 | 휴대와 TV 연결 겸용, 닌텐도 자체 게임 | 마리오·젤다·포켓몬을 하고 싶은 사람 |
| 플레이스테이션 5 | TV 연결형, 대형 액션·어드벤처 독점작 | 영화 같은 대작을 좋아하는 사람 |
| Xbox Series X·S | TV 연결형, 게임 패스 구독과 궁합 | 여러 게임을 조금씩 해보고 싶은 사람 |
| 게이밍 PC | 할인 폭이 크고 인디 게임이 많음 | 이미 성능 좋은 PC가 있는 사람 |
| 스팀 덱 등 휴대용 PC | 스팀 라이브러리를 들고 다님 | 스팀 게임을 누워서 하고 싶은 사람 |
기기값만 비교하지 말고 구독료도 함께 봅니다.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하려면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 PS Plus, Xbox Game Pass 같은 유료 구독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PC는 온라인 플레이에 별도 구독이 필요 없는 게임이 대부분입니다.
하고 싶은 게임이 딱 한 편이라면, 그 게임이 어느 기기에 나오는지가 가장 빠른 답입니다. 독점작은 다른 기기에서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결국 콘솔과 PC 중 어느 쪽이 이득인가요?
플레이 습관에 달렸습니다. 1년에 게임을 두세 개 사서 깊게 하는 사람은 콘솔이, 세일 때마다 여러 개 사서 두루 해보는 사람은 PC가 이득입니다. 자신이 어느 쪽인지 모르겠다면 콘솔이 실패 확률이 낮습니다.
중고로 사도 괜찮을까요?
괜찮습니다. 다만 직접 켜보고 확인할 수 있는 거래를 권합니다. 컨트롤러가 가만히 둬도 움직이는 현상, 팬 소음, 디스크 인식 여부를 그 자리에서 확인하세요.
구독 서비스만으로 충분한가요?
처음 몇 달은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하고 싶었던 특정 게임이 구독에 없을 수 있고, 구독에서 게임이 빠지기도 합니다. 오래 할 게임은 따로 사두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사양이 낮은 노트북으로도 되나요?
장르에 따라 됩니다. 인디 게임, 전략, 도트 그래픽 게임은 가벼운 기기에서도 잘 돌아갑니다. 무거운 최신 게임만 게임인 것은 아닙니다.
아이에게 사줄 때 주의할 점은?
연령 등급을 먼저 보고, 기기의 자녀 보호 설정에서 플레이 시간과 결제를 제한해 두세요. 게임 안에서 추가 결제가 일어나는 구조가 흔하므로 결제 수단 등록은 신중하게 하는 편이 좋습니다.
마무리
장르 이름을 모를 때는 무슨 게임을 살지 몰랐고, 옵션을 모를 때는 왜 끊기는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 전에 더 큰 질문이 있었습니다. 어디서 할 것이냐.
가장 비싼 기기를 골라놓고도 정작 침대에서 켜는 작은 기기를 훨씬 많이 쓰게 되는 경우를 여럿 봤습니다. 성능이 아니라 손이 가느냐가 전부였습니다.
가장 좋은 게임기는 사양이 높은 기기가 아니라, 오늘 저녁에 켜게 되는 기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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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기 가격, 구독 요금, 지원 게임 목록은 수시로 바뀝니다. 구매 전에 각 플랫폼의 공식 정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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